몽환적 발란스의 깊은 품격
Jaywalker
파워코드로 무장된 솔로 프레이즈와 섬세한 감수성, 그리고 코어 사운드까지 다양한 연주 패턴을 구사해 온 제이워커. 여러 활동 속에서 자신들의 장점이 고르게 묻어나는 음악을 다시 한 번 준비중인 이들을 홍대 명물 ‘맛좀볼래’에서 만나봤다.
반갑다. 근황에 대해 말해 달라.
현재 새로운 베이시스트 리안 수이(Lian Sui)를 맞이하여 3집 앨범의 베이스 라인을 녹음 중이며, 내년 초 발매를 목표로 연습에 한창이다. 일주일에 2회 이상 연습을 하고 있으며, 앨범보다 먼저 라이브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이워커의 결성은 옴니버스 앨범 [Monsters From The East]에서 출발했다. 이전 방경호(방상아에서 개명)와 임병섭, 두 사람이 더 클럽(The Club)에서 2년 여 동안 활동을 이은 이후 의기투합해서 결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때가 벌써 1992년이다. 데뷔 당시 제이워커의 음악적 성향과 밴드의 상황, 그리고 개명의 이유가 특별히 있었는지 알고 싶다.
레쳐(Lecher)에서 같이 활동하던 정한종씨의 권유로 개명하게 되었다. 당시 ‘경호’라는 이름이 락음악과 잘 어울린다는 준변 평도 있었다.(웃음) 1990년 초반의 전세계적인 음악적 흐름상 초기의 제이워커 역시 얼터너티브와 그런지를 지향했었다. 음반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소속사의 재정 문제로 발표되지는 못했다.
제이워커 외, 당시 활동하던 락 그룹들에게는 여러 상황이 살얼음판같았던 때라 생각된다. 1993년 해체 이후, 무려 16년 만에 재결성을 했었다. 그 사이 방경호는 네버랜드(Never Land), 레처(Lecher) 등에서 활약을 했고, 임병섭은 블랙 신드롬(Black Syndrom)과 제트(Zett), 소울 테이크(Soul Take), 김경호 밴드 등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
데뷔 당시와 관련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그 때 같은 소속사에 속해 있던 그룹들은 순차적으로 앨범을 발표했었다. 당시 같은 회사에 있었던 밴드들이 쟁쟁했다. 현재 나티(Naty)에서 활동하고 있는 허준석과 김상수가 이끌던 터보(Turbo)와 B612, 맨 투 맨(Man To Man) 등이었다. 이들의 앨범 발매 이후, 다음 순서가 우리였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소속사가 문을 닫게 되면서, 눈물을 머금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자연스레 활동은 중지될 수밖에 없었고, 멤버들은 각기 흩어져 자신들의 길을 걸어야만 했다.
방경호씨는 파워코드로 무장된 솔로 프레이즈와 섬세한 감수성, 그리고 코어 사운드까지 다양한 연주 패턴을 구사해 왔다. 이전 각 밴드들의 장점이 고르게 묻어나는 음악이 바로 제이워커의 음악이라 할 수 있겠는데, 특별히 몽환적인 발란스를 전체 컨셉으로 유지하는 이유가 특별히 있는지 궁금하다.
기본적으로 디페쉬 모드(Depeche Mode)와 톰 웨이츠(Tom Waits) 등의 음악에 감성을 키우며 음악을 연주해 나왔다. 이후 라디오헤드(Radiohead)와 뮤즈(Muse) 등에 영향을 받아 제이워커의 음악에 약간의 싸이키적 흐름을 집어넣고 있다. 그리고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악적 조합을 이루고자 노력하는 편이다.
보이스와 보컬 라인이 매력적이다. 제로-지(Zero-G)의 김병삼과 블랙 신드롬(Black Syndrome)의 박영철이 의기투합했던 맨 투 맨과 플라이 투 더 스카이(Fly To The Sky), 소찬휘 등 여러 가수들의 작. 편곡 작업을 해 오던 방경호씨가 보컬을 직접 담당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재결성 당시, 보컬리스트를 구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었다. 비주얼은 되는데, 노래가 안되거나, 정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가이드를 내가 직접 넣어서 곡 작업을 하다 보니, 멤버들이나 주변 분들이 ‘네가 직접 해도 되겠다.’는 의견과 3인조 활동도 괜찮겠다는 스스로의 판단에 보컬까지 맡게 되었다.
레처의 보컬이었던, 투미(Thomas 'V' Tuomey)와는 아직 연락이 닿는지.
투미는 지금 한국에 대한 향수를 그대로 간직한 채, 라스베가스에서 게임 애니메이터로 일하고 있다.
의외의 직업을 선택했다. 임병섭씨의 연주는 성향이 다른 여러 팀에서 연주를 해 나와서인지, 매우 다양한 패턴과 안정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자신의 음악적 성향과 연주 스타일, 3집 앨범의 드럼 파트와 리듬 파트너인 리안 수이에 대해 말해 달라.
어릴 적 존 본햄(John Bonham)과 토미 리(Tommy Lee)의 연주에 영향을 받아 드럼을 시작했다. 힘과 테크닉이 필요한 드럼 파트에, 그리고 제이워커 본연의 감성적 라인 전개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 나왔다. 그 사이 적잖게 연주 스타일의 변화도 있었으며, 10월 이후 3집에 수록될 곡들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리안 수이와의 협연은 매우 즐겁고 만족스러우며, 그녀의 합류는 멤버 스스로 이번 앨범에 대한 기대와 자부심을 갖게 하는 기폭제라 할 수 있겠다.
김경호 밴드에서 기타를 담당했던 송창덕씨가 최근 루스터(Rooster)라는 그룹으로 음반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들었다, 그의 연주에 대해 한 마디 부탁한다.
송창덕씨와는 같은 밴드에서 연주한 적은 없다. 하지만, 예전부터 존경하는 연주 실력을 갖춘 선배이다. 함께 하는 멤버 분들도 실력이 출중한 이들로 알고 있다. 아마도 한국에서 쉽게 접하지 못할 사운드를 담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음현진(前 제이워커, 레처. 베이스)과 나상원(前 나일론, 더블, 제이워커. 베이스) 등 이전 멤버들의 근황을 알고 있나?
음현진씨는 캐나다에서 스시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나상원씨는 리쌍의 소속사인 정글엔터테인먼트에서 뮤직 비즈니스 관련 일을 하고 있다.
새로운 멤버, 리안 수이의 과거 활동과 당신이 연주했던 음악들에 대해 소개해 달라.
그룹 십이지와 인 어 스톰(In A Storm), 이슈타르(Ishtar)에서 활동했었다. 이전 팀들의 음악적 성향은 뉴메틀과 그런지, 심포닉메틀을 주로 하던 팀들이었다. ‘대한민국 락 페스티벌’을 즈음한 지난 여름 거츠(Gutz)의 전두희씨와 제로-지의 김병삼씨의 권유로 제이워커와의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락과 재즈, 그리고 블루스의 공간 사이에서 제이워커의 음악은 양분되고, 조합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전작들에서 보여준 특징 중 전자음이 고르게 루핑된 곡들이 많았다. 음악적으로 다분히 헤비해질 수 있는 타이밍에서조차 모던한 라인이 전달되기도 한다. 헤비 사운드에 대한 열망은 없는지, 그리고 이번 앨범에 대해 소개해 달라.
1집 당시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와 콘(Korn) 등의 음악에 잠시 영향을 받았었다. 이를 토대로 제이워커 음악의 기반을 마련했던 건 아니다. 또한 1집 앨범부터 변화를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해 나오지는 않았다. 방향성은 없었다 해도, 변화의 흐름 속에서 제이워커 음악의 맥은 놓치지 않았다. 루핑의 활용은 이러한 취지라 할 수 있겠다. 지난 1집 앨범이 스케치였고, 2집 앨범이 채색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하나의 완성된 제이워커의 회화가 될 거라고 소개하고 싶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불과 두어 달 전까지는 이번 앨범이 지난 앨범들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 같다 생각했었다. 하지만, 리안 수이의 합류 이후 연습과 베이스 레코딩을 진행하면서 확실히 ‘어그레시브’해진 사운드가 구성되어짐을 느낀다. 크게 작법의 변화가 없었음에도, 이는 매우 만족스러운 과정과 결과로 이이지고 있다.
2집 앨범 중 ‘말해’와 ‘기억해’는 웬만한 탑 넘버와 견줘도 손색이 없는 출중한 곡이다. 아티스트로서의 성공적 측면에서 아쉬움이 많을 거 같다. 무엇이 부족하거나, 잘못되었었다 생각하는지.
프로모션의 부재가 당연한 이유이겠고, 꾸준한 활동을 잇지 못 한 것 역시 큰 이유라 생각한다.
해외 시장을 겨냥한 사운드 패턴도 적잖게 발견된다. 이를 위한 노력이나, 시도가 있었는지.
음악적 시도와 흐름 외에, 꾸준하게 SNS와 디지털 뮤직 사이트 내에서 가늠을 하고 있다. 앨범이 먼저 나올지, 아니면 싱글을 먼저 내놓을지도 고심 중이다.
1, 2집 앨범 자켓의 이미지 전달이 다소 어둡다. 특별히 의도한 것들이었나. 그리고 이번 앨범의 자켓 디자인은 어떠한 모습일지 궁금하다.
우리의 음악적 스타일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관은 일반인들과 조금 다르다고 말 하고 싶다. 특별히 섬세하지는 않으나, 남들이 잘 보지 않고 신경 쓰지 않는, 그리고 쉽게 지나치는 것들에 집중한다. 이러한 감선을 자켓에 담고자 했다. 3집 앨범의 자켓 디자인 역시 비슷한 내용으로 보여질 거라 생각한다. 컨셉적인 면에서 보자면 ‘멜랑꼴리’로 단언하고 싶다.
연습과 인터뷰 내내 이번 앨범의 수록곡들에 대한 연주와 말씀 감사하다. 3집에 대한 큰 기대를 갖으며, 인터뷰를 마친다.
파라노이드의 독자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 전하며, 조만간 라이브 활동과 앨범으로 찾아 뵙겠다.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