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2013년 락페스티발 결산 - 1. 총평 ○ Tale's Music

[Column] 2013년 락페스티발 결산 - 1. 총평 

 

2013년 여름 시즌을 중심으로 열렸던 대형 음악 페스티발은 한 달 여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의 매주 열렸다. 관객 인원수와 공연장 규모, 그리고 출연한 뮤지션들의 수적 우위 면에서 올해의 락페스티발은 당연히 ‘지산 월드락페스티발(이하. 지산 락페)’, ‘안산 밸리 락록페스티발(이하. 안산 밸리)’,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발(이하. 펜타포트)’,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CITYBREAK(이하. 시티브레이크)’, ‘슈퍼소닉 2013(이하. 슈퍼소닉)’을 손꼽을 수 있다. 이들 5대 락페스티발을 중심으로‘2013년 락페스티발 결산’ 특집을 '총평‘을 이어 ’음악과 패션‘, ’에피소드‘, ’Best & Worst‘ 등의 내용을 담아 순차적으로 소개한다. 오늘은 먼저 올 한 해 진행된 락페스티발에 대한 총평을 함께 나눠본다.

 


왜 5대 락페스티발인가.

더 큐어와 나인 인치 네일스,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을 앞세운 ‘안산 밸리’, 위저와 플레시보, 자미로꽈이가 헤드라이너로 등장했던 ‘지산 락페’, 스키드 로우와 테스타멘트, 스틸하트, 스웨이드, 폴 아웃 보이 등 대형 해외 뮤지션이 유독 빛났던 ‘펜타포트’,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과 펫 숍 보이스를 위시해 안정권에 접어든 ‘슈퍼소닉’, 그리고 기획 공연의 안정화를 이룬 이후 림프 비즈킷과 애쉬, 이기 팝 앤 더 스투지스, 뮤즈, 메탈리카 등 최상의 아티스트를 통해 페스티발마저 성공적으로 이끈 ‘시티브레이크’. 이 외에도 스트라토배리우스를 앞세운 ‘부산 락페스티발(이하. 부산 락페)’와 시나위와 블랙 신드롬, 제로지 등 국내의 대표적인 헤비메탈 그룹들이 함께했던 ‘보령 황토락페스티발(이하. 황토락페)’,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락페스티발로 인정받는 ‘동두천 락페스티발(이하. 동두천 락페)’ 등이 ‘락페스티발’이라는 타이틀로 올 여름 시즌에 많은 사람들과 함께 했다. 2012년 락페스티발과 비교했을 때, 2013년 각 락페스티발 주최 측의 비공식 관객 입장 수는 적게는 10%, 많게는 50% 상승 등의 집객을 이룬 것으로 기록된다. 무료로 진행된 ‘부산 락페’와 축소된 ‘동두천 락페’ 등은 전체 규모와 관객 동원 면에서 상업성을 배제했기에 이번 ‘2013년 락페스티발 결산’에서 제외되었다. 오랫동안 굳건하게 자리한 ‘펜타포트’와 분리된 갈등 속에서 그나마 안정적으로 진행된 ‘지산 락페’와 ‘안산 밸리’, 그리고 도심형 락페스티발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슈퍼소닉’과 ‘시티브레이크’ 등 ‘2013년 5대 락페스티발’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2014년에 대한 기대를 살펴보자.

 

 

매니아에서 일반 대중으로, 락페스티발의 인식 변화

1999년 국내 최초의 대형 락페스티벌은 ‘트라이포트(Triport) 락페스티발(이하. 트라이포트)’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공연이 중지될 정도의 폭우 속에서도 딥 퍼플과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쉰, 프로디지, 매드 캡슐 마켓 등의 해외 유명 그룹과 김종서, 김경호, 크래쉬, 노이즈가든, 닥터 코어 911, 시나위 등 국내 유수의 그룹들이 함께 했던 ‘트라이포트’는 역사적인 한국 락페스티벌의 신기원이었음에도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운영과 캠핑 여건, 관객석, 안전장비, 무대 등의 각 요소가 모두 부족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물론 화려했던 라인업과 자연재해와도 같던 상황에서도 끝까지 열광을 보여줬던 관객들의 열기는 아직도 회자되는 부분이다.

이에 비해 2013년 5대 락페스티발은 기획과 운영, 숙박과 휴게 시설, 그리고 안전장비와 무대음향이 몇 십 배에 이르도록 안정적이었다. 라인업 역시 그 어느 해보다 돋보였다. 음악 페스티발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은 2010년을 전후해서 많이 바뀌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락페스티발은 특정 매니아들만이 운집해서 즐기는 장이었고 이를 위해 모든 제반 사항이 맞춰졌다면, 지금은 언론 기사와 SNS 등을 통해서 보다 많은 일반인들이 락페스티발에 참여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는 문화 행사에 꾸준하게 투자와 관심을 보이던 대기업들이 홍보 효과를 기대하며 대형 락페스티발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일반 대중들의 참여 역시 더욱 확장될 수 있었다. 락페스티발을 즐기기 위해 특정 기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들까지 나타날 정도다. 그러나 불과 3~4년 전의 락페스티발과 달리 근자의 락페스티발은 이름만 ‘Rock'페스티발이지, 오히려 ’대중음악 페스티발‘이 맞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일반 대중들을 타겟팅한 모습이 강하다. 때문에 락매니아들은 자연스럽게 이질적인 흐름과 라인업 등에 실망을 하며 락페스티발의 현장에서 사라졌고, 대신에 보다 많은 일반 대중들이 그 빈 공간을 차지하게 되었다.

 

 

락페스티발의 현황과 가치의 상관 관계

2013년 5대 락페스티발은 얼핏 성공적인 결과로 내보인다. 이는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관객 유치의 숫자와 대형 뮤지션들의 내한, 그리고 SNS 등을 통해 형성된 대중들의 여러 반향에 기인한다. 그러나 2013년 5대 락페스티발은 일정 부분에서 분명한 거품을 지니고 있다. 국내에서 음악 관련 페스티발의 연간 동원 관객 시장규모는 10여만 명 정도이다. 그 10여만 명이 5개 락페스티발을 통해 관객을 나뉘어 가져가는 구조이다. 이 때문에 2013년 5대 락페스티발이 각각 페스티발에 10만 명에 육박하는 관객 동원을 이뤘다는 보도자료는 터무니없는 숫자이며, 각 락페스티발에 유입된 관객수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5대 락페스티발에 대기업들의 관심과 투자로 자본이 대거 유입되면서 해외의 대형 뮤지션들을 데려올 수 있는 프로모션 능력과 무대, 음향 시설 등의 기술적 영역은 크게 향상되었다. 그렇다면 왜 대기업과 특정 기업들은 여름 시즌 락페스티벌에 투자와 부스 입점 등을 하는 것일까.

락페스티발은 물론 음악 관련 페스티발은 모든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홍보 수단이다. ‘시티브레이크’의 경우 전 세계를 대표하는 대그룹인 메탈리카와 뮤즈의 브랜드에 자신들 기업을 덧입혀서 홍보를 했다는 것은 유료 관객의 숫자와 상관없이 기업 이미지 상승은 물론 더 큰 효과를 얻어낼 수 있는 요소였다. 결국 락페스티발에 투자된 비용은 홍보와 페스티발 이후에 이어지는 다음을 이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테스트 마켓인 셈이다. 2013 락페스티발의 특징은 여기에서 하나 더 발견된다. 국내 최장수 락페스티발 중 하나인 ‘동두천 락페스티발’처럼 보령과 여수 등 지방에서도 각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속에서 적지 않은 락페스티발이 진행되었다. 락페스티발의 다각화는 대중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짐으로 인해서 흥미로울 수 있겠지만, 정작 단명할 수 있는 불안요소도 동시에 지닌다는 점은 염려스럽다.

 

 

락페스티발 문제점

1. 과도한 해외 뮤지션 유치경쟁, 결국 부담은 대중이

이처럼 페스티발 산업에 대기업 자본이 유입되면서 양과 질 양면에서 성장을 이뤘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대기업의 자본에 의해 형성된 페스티발 산업이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수 있을까? 아니면 일시적 현상으로 그칠 우려는 없는 걸까? 락페스티발과 비슷한 시기에 자리를 잡아나간 영화계에서 이 부분은 나름 해답이 나온다. 전 세계 영화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국내 영화 제작과 관객 참여도는 ‘부산 국제영화제’와 ‘부천 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전주 국제영화제’ 등의 대형 영화제의 신설로 이어졌다. 그리고 유수의 영화제에는 기업 마케팅의 일환으로 투자에 의한 대중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러나 회를 거듭하면서 그 거품도 서서히 걷히며 독창적이고 지속적인 콘텐츠와 기획의 부재 속에서 현재는 몇몇 영화제만 유지되고 있다. 결국 락페스티발 역시 현재의 대기업 중심의 흐름 속에서 획일적인 기획과 관련 콘텐츠의 단편적인 결보다는 분명한 색깔과 개성있는 기능과 요소 등이 조금씩 내성으로 쌓여야 한다. 여기에는 기본적인 구조인 무대와 음향 등의 요소 외에 대중들에게 가장 큰 어필을 하고 있는 라인업의 변화 또한 필요하다. 그러나 과열된 경쟁구도 속에서 헤드라이너급으로 해외 뮤지션들에게 너무 많은 개런티가 지출된다는 점은 지양해야할 부분이다.

2013년 5대 락페스티발 기간 동안 특정한 몇몇 페스티발은 초대권을 과다하게 남발하면서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페스티발 티켓이 실제 판매가보다 1/3에도 안되는 가격에 판매가 되는 등의 문제점까지 보이고 말았다. 한국에서 락페스티발의 수익모델은 티켓이 아닌 그 공간 안에서 이뤄지는 경제활동이 더 중요하게 자리잡은 것도 문제점이다. 부스 입점이나, 이벤트 입점을 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티켓이 얼마나 팔렸느냐보다는 축제장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자신들의 부스에서 매출을 올리고 마케팅에 참여하느냐가 더 중요한 법이다. 그러다보니 초대권을 남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내 락페스티발 역시 외국의 락페스티발의 방식처럼 소규모 형식 속에서 기업 참여와 정부의 지원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올바른 락페스티발의 문화와 경제적 자생력이 채 갖춰지기 전에 대기업에 소유당하거나, 갑의 의견과 참견에 점점 더 변형되고 모순화되고 있는 모습은 걱정스러움 이상의 현실이라 할 수 있겠다.


 

2. 락페스티발을 제대로 즐기는 문화의 부재

2000년대 이후 KPOP 시장의 글로벌화로 이미 음악 시장의 규모가 비슷한 축에 놓인 일본 락페스티벌과 국내 락페스티벌을 비교해보자. 일본은 이미 전 세계 5대 락페스티발 중 하나로 꼽히는 ‘후지 락페스티발(이하. 후지 락페)’이 15년의 역사 속에서 확실한 자리를 잡은지 오래다. 일본 음악 및 공연 시장에 ‘후지 락페’에 근접한 공연은 ‘썸머 소닉 페스티발’과 같은 도심형 락페스티발이 거의 유일하게 경쟁을 잇고 있다. 이외의 대형 락페스티발은 찾아 보기 힘들며, 간혹 진행되는 락페스티발이라고 하더라도 지역 위주의 중소형 페스티발 수준이다. 일본은 왜 이러한 형태의 락페스티발 문화가 형성된 것일까? 일본의 음악과 공연시장은 유명 뮤지션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부도칸을 위시한 전국의 아레나 공연장을 통해 개별 공연이나 기획 공연으로 많은 무대를 펼쳐 나왔다. 이는 대형 락페스티발에 출연하는 많은 그룹들이 이미 이전에 여러 경로와 기회를 통해 대중들에게 친숙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히려 최초 공연이나 희소성을 갖는 뮤지션, 혹은 실력있는 신인들이 락페스티발에 출연한다는 점이 더 큰 성공 요인이 된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어느 뮤지션과 어떤 급의 아티스트가 오느냐에 따라 락페스티발의 전체 성적표는 좌우된다. 때문에 락페스티발 고유의 개성과 정통성을 따르기보다는 유명세와 반복된 라인업이 형성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2013년 국내 락페스티발의 경쟁력은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그 평가가 절감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해외 뮤지션을 위주로 하는 헤드라이너 외에 국내를 대표하는 여러 장르의 뮤지션들을 섭외하고 있느냐, 그것도 아니다. 이미 대중들에게 인식되고 각광을 받는 뮤지션은 ‘락페스티발’이 갖는 고유의 정통성과 거리가 먼 이들이 대다수다. 말 그대로 ‘락페스티발’이 아닌 ‘대중가요 페스티발’에 해외의 대표적인 락, 혹은 헤비메탈 그룹들이 헤드라이너로 등장하는 방식이 일반화되었다. 이러한 움직임에 국내 하드락과 헤비메탈 뮤지션들은 출연 제의조차 없는 행태에 맞서 자생적이고 진정한 의미의 ‘락페스티발’을 부족하나마 진행해 나오고 있다. 이미 방송과 미디어에 길들여진 대중들은 걸그룹보다는 모던락 뮤지션을, 모던락 뮤지션보다는 ‘탑밴드’ 등 TV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락뮤지션이 즐비한 라인업에 열광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락페스티발에 다녀왔다는 자체만을 부각시키면서 자신을 포장하는 등의 자아도취가 우선인 관객들도 적지않다. 이처럼 ‘락페스티발’ 고유의 ‘음악과 함께 페스티발을 즐기는 문화’는 사라진지 오래되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5개 락페스티벌에 출연한 뮤지션 중 2회 이상 출연하는 팀이 30%에 육박할 정도의 편협한 내용도 보여지고 있다.

 

 

2014년 대한민국 락페스티발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올 한해 많은 이들이 열광했던 5대 락페스티발은 내우외환의 내용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5대 락페스티발은 알려지고 홍보한 내용과 다르게 투자대비 수익률이 결코 높지 않았다. 오히려 부풀려진 수치에 향후 투자 내용의 축소마저 걱정된다. 그럼에도 확장된 2013 락페스티발은 2014년 또 다른 스폰이나 자금의 유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존 락페스티발의 기획과 섭외팀에서는 모던락과 대중들에게 인정받는 뮤지션 외의 헤비탈과 같은 음악에 집중하는 무대나 장르별 스테이지를 별도로 세팅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에이전시의 횡포가 크게 없고 대중들의 올바른 락페스티발 문화의 포용력, 그리고 기획의 확장이 생긴다면, 2014년 대한민국 락페스티발은 더욱 즐겁고 흥미로울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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