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답게 빛났던 영롱한 음악 카펜터즈(Carpenters)
카펜터스의 음악은 투명하고 맑다. 이들의 음악적 유산은 그 값어치를 논할 수가 없을 정도로 깊고 다양하다. 단순 기록만으로 8개의 골드 앨범, 10개의 골드 싱글, 1억장 이상의 판매, 3번의 그래미 수상이라는 화려한 경력은 아직까지 전 세계에서 영롱하게 빛나고 있다.
카펜터스가 갖는 의의
1970대의 전 세계 음악시장은 록의 다양한 진화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활성화되었으며, 디스코 열풍을 통해 이어진 뉴웨이브 사운드의 성공으로 많은 장르의 음악들이 난립했던 시기이다. 그러나 실험적이고 새로운 음악들이 팽창하던 당시에 미국 사회는 물론 전 세계의 음악팬들은 이지 리스닝을 중심으로 한 발라드 계열의 음악을 주로 구사한 카펜터스(The Carpenters)를 통해서 미국 대중가요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 카펜터스는 1970년대를 중심으로 음악사에 커다란 획을 남긴 가장 성공한 혼성 듀엣이었다.
카렌 카펜터(Karen Carpenter)와 리처드 카펜터(Richard Carpenter) 두 남매가 멤버로 활동했으며, 카렌은 보컬과 드럼, 리처드는 피아노와 작곡을 각각 담당했다. 이들은 1969년 비틀즈(Beatles)의 곡 ‘Ticket To Ride'와 닐 영(Neil Young)의 ’Nowadays Clancy Can't Even Sing‘ 등을 리메이크해서 제작한 앨범 [Ticket To Ride]로 데뷔했고, 2집 앨범 [Close To You]에서 리처드 체임벌린(Richard Chamberlain)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They Long To Be) Close To You’가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기록하면서 탄탄한 기반을 쌓기 시작했다. 이처럼 카펜터스는 자신들이 지향한 음악 안에 비틀즈와 닐 영, 클라투(Klaatu)와 마이클 프랭크스(Michael Franks),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 등 당대를 대표하는 여러 장르의 음악을 투영시켜서 또 다른 음의 영역을 확장시킨 아티스트였다. 이러한 움직임은 1970년대 초반부터 국내 대다수 앨범의 기획에도 적용되는데, 해외 팝 명곡은 물론 히트한 가요에 대한 재해석의 일반화로 이어졌다.
기록적으로 카펜터스의 음악은 1970년부터 1975년까지 빌보드 차트 10위권에 진입한 싱글이 12곡이나 되고, 그 중에서 10곡이 3위 안에 들었다. 1위를 기록했던 3곡은 모두 밀리언 셀러 싱글로 기록된다. 또한 1974년 싱글 모음집 [The Singles 1969-74]는 지금까지 천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역사상 가장 잘 팔린 단일 앨범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억 장 이상의 판매를 기록한 카펜터스의 음악은 투명하고 맑다. 무엇보다 카렌 카펜터의 목소리는 마법과도 같다. 그녀의 목소리와 카펜터스의 음악은 35년이 지난 지금에 들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센스와 정갈함이 배여 있다.
카펜터스가 걸어온 길
카펜터스는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결성된 듀엣이다. 카렌과 리차드 두 남매는 카펜터스 이전인 1965년 리처드의 친구 웨스 제이콥스(Wes Jacobs)와 함께 재즈 그룹 리처드 카펜터 트리오(The Richard Carpenter Trio)를 결성해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1966년 밴드 경연 대회 '배틀 오브 밴즈(Battle Of Bands)'에서 우승함으로써 RCA레코드와 계약을 했고, 1967년 리처드와 카렌은 리처드의 친구 존 베티스(John Bettis) 등과 함께 6인조 밴드 스펙트럼(Spectrum)을 결성하지만 1968년 해체되었다. 같은 해 오랜 동안 함께해 온 웨스 제이콥스가 리처드 카펜터 트리오를 탈퇴하면서 카펜터스의 형체는 완성될 수 있었다.
1969년 리처드와 카렌은 A&M 레코드와 계약하면서 이후 [Ticket To Ride] 앨범으로 변경되어 발표하게 되는 데뷔앨범 [Offering]을 내놓으며 준히트를 기록했다. 이들은 1970년 2집 앨범에서 ‘(They Long To Be) Close To You’가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오르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1971년 [Carpenters]를 발표하며 ‘Rainy Days And Mondays’와 ‘Superstar’를 히트시키면서 제13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했다. 1972년 [A Song For You] 앨범에서 차트 1위를 기록한 ‘Top Of The World’와 5집 [Now & Then]에서 영원한 명곡 ‘Yesterday Once More’를, 6집 [Horizon]에서는 차트 4위를 기록한 ‘Only Yesterday’, 그리고 [Passage] 앨범에서는 캐나다 프로그레시브록 그룹 클라투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Calling Occupants Of Interplanetary Craft’와 뮤지컬 ‘에비타’의 삽입곡 ’On The Balcony Of The Casa Rosada/Don't Cry For Me Argentina‘ 등을 순차적으로 히트시키면서 전 세계적인 듀엣으로 인정을 받았다.

디스코 열풍과 록음악의 진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970년대 후반부터 카펜터스의 인기는 점차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즈음 카렌은 ‘레이 스티븐스 쇼’로 데뷔했던 SNL의 스타 스티브 마틴(Steve Martin)과 그룹 오스몬즈(Osmond's)의 앨런 오스몬드(Alan Osmond) 등과 염문을 뿌리며 TV 스타로도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카렌은 몸무게에 집착을 보이면서 거식증세를 띄기 시작했으며, 오빠 리처드 역시 약물 중독에 빠지고 말았다. 1979년 카렌은 프로듀서 필 라몬(Phil Ramone)과 함께 솔로 앨범 [Karen Carpenter]을 제작했지만, 1996년 뒤늦게 발매되었다. 1981년 카펜터스는 [Made In America]를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 갔다. 이후 이렇다 할 중추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던 중 카렌은 결혼 1년 만에 결별하는 아픔을 겪었고, 거식증은 더욱 심각해져서 각종 약물을 과다하게 복용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결국 83년 2월 4일 서른 두 살의 카렌은 이혼 서류에 서명하기로 한 바로 그 날, 코네티컷의 부모 집에서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고 만다. 카렌 카펜터의 사망은 카펜터스의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음은 물론이고, 당시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거식증과 폭식증의 위험성을 깊게 각인시키면서 사회적인 파장으로 이어졌던 역사적 사건이었다. 이후 리처드는 카렌이 생전에 녹음해 두었던 미공개 노래들로 몇 편의 카펜터스 앨범을 발매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녀의 사망 이후인 1987년 카렌 카펜터의 생애를 다룬 토드 헤인즈(Todd Haynes) 감독의 영화 ‘슈퍼스타: 더 카렌 카펜터 스토리(Superstar: The Karen Carpenter Story)’가 만들어졌으며, 1994년 미국 록밴드 소닉 유스(Sonic Youth)와 아일랜드 록밴드 크랜베리스(The Cranberries) 등이 참여한 가운데 그녀를 기리는 트리뷰트 앨범 [If I Were A Carpenter]가 출시되기도 했다.
카펜터스 음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소
카펜터스는 카렌 카펜터의 청아한 목소리와 뛰어난 가창력이 먼저 연상된다. 그리고 그 어느 가수의 곡에서도 전달받을 수 없는 화사함과 청량감 가득한 명료한 사운드가 장점이다. 카펜터스는 1960년대 이후부터 꾸준히 유지되어오던 어덜트 컨템퍼러리의 맥을 이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를 갖는다. 카펜터즈의 독특한 음악을 만든 요소와 성공적인 기틀은 보컬 카렌 카펜터의 낮은 음역대의 목소리에 있다. 당시 컨트리 음악과 재즈 음악 분야에서 여성 알토 뮤지션은 그리 많지 않았다. 카렌의 음색은 알토 파트를 충분히 포용하면서도 발성과 창법, 스케일이 남달랐다. 실제로 그녀는 3옥타브까지의 음역을 쉽게 오르내린 고음역대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어느 곡에도 자신이 있었던 카렌의 목소리와 작품의 조화를 위해서 프로듀서와 작곡가인 리차드는 그녀의 목소리에 맞게 음악의 조성과 감각을 집중해서 곡을 완성했다.
카렌은 가창은 물론 드럼 연주에도 능숙한 뮤지션이었다. 그녀는 초중기 카펜더스, 즉 1974년까지의 활동 당시 드럼을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특히 1971년 닉슨 대통령 앞에서 드럼을 연주하며 노래하는 모습은 아직도 회자되는 동영상이다. 노래를 부르며 드럼까지 연주하고 싶은 욕심이 컸던 카렌은 1974년 이전 곡들까지 늘상 드럼을 연주하며 가창을 이어왔다. 그러나 라이브 공연 중 드럼세트 때문에 노래를 부르는 그녀가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리차드와 카렌은 발라드 곡을 부를 때는 스테이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잘 알려지지 않은 곡이나, 음악성이 다소 높은 곡은 카렌이 드럼을 직접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의견을 모으게 되었다. 그러나 1년여가 흐른 뒤 카펜터스의 노래가 더 크게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자연스럽게 보컬에만 집중하며 스테이지 위에 줄곧 서게 되었다. 이처럼 카펜터스의 성공 요인은 ▲카렌의 청아한 보컬 ▲리차드의 탁월한 작곡 실력, 그리고 ▲시각적으로도 대중을 집중시키는 퍼포먼스 ▲남매듀엣이라는 친숙한 요소 ▲장르를 초월한 선곡의 재해석 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카펜터스 추천곡과 앨범

‘Rainy Days And Mondays’ (1971)
‘비오는 월요일은 항상 나를 지치게 하죠’라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이 곡은 시적인 가사가 먼저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곡이다. 폴 윌리엄스의 작사와 로저 니콜스가 작곡한 이 곡은 1971년 초여름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한 곡으로 우울하게 흐르는 멜로디 속에서 잔잔하게 감기는 일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곡의 완성도가 높아서인지 이 곡은 어덜트 컨템퍼러리 가수 앤디 윌리엄스와 재즈 가수 사라 본, 소울 가수 루드 브라운, 퓨전 재즈 그룹 팻 메스니 등이 리메이크해서 발표한 바 있다.
‘Superstar' (1971)
레온 러셀의 원곡을 카펜터스 음악의 우수와 연주의 안배된 흐름으로 이끈 매력적인 곡이다. 이 곡은 국내 가수 환희와 소울 가수 루더 밴드로스와 아메리칸 아이돌 2기의 우승자 루벤 스터다드 등이 리메이크해서 다시 한 번 인기를 얻은바 있다. ‘롤링스톤’지는 카펜터스의 음악을 바브라 스트레이전드와 닐 다이아몬드 등과 함께 'MOR(Middle Of The Road) 팝'으로 분류했고, ‘미국판 아바’라는 표현으로 평가절하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틀즈와 마블리츠, 두비 앤 더 로맨틱스의 히트곡과 레온 러셀의 ‘Superstar' 등으로부터 이어진 카펜터스의 명곡에 대한 재해석은 높게 평가될 가치가 있다. 이는 [Passage] 앨범에 수록된 쥬스 뉴튼의 'Sweet Sweet Smile' 등의 리메이크에 있어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소닉 유스는 앨범 [Goo]에 카렌 카펜터를 기린 노래 'Tunic-Song For Karen'이란 곡을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If I Were A Carpenters] 앨범에서 소닉 유스는 참가한 그 어느 그룹보다 진지하게, 또한 헌정의 정의를 제대로 안착시켜서 ‘Superstar’를 연주했다. 참고로 이 앨범에 참여한 많은 그룹들이 ‘Superstar'를 부르기 위해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If I Were A Carpenter] (1994)
이 앨범은 1990년대 컬리지밴드와 얼터너티브록 그룹들이 카펜터스에게 헌정한 앨범이다. 1994년 10월 카펜터스에 의해 성장이 가능했던 세계 명문 레이블인 A&M 레코드는 카펜터스와의 계약 2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다. 기념행사와 함께 카펜터스의 위대한 업적을 찬양하기 위한 2장의 앨범을 제작 발표했다. 2곡의 미발표곡이 수록된 [Interpretations] 앨범과 본작 [If I Were A Carpenters] 앨범이다. 이 앨범은 미국의 록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콘조안(David Konjoyan)과 제작자인 매트 월래스(Matt Wallace)가 착상해서 편집했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카펜터스에 대한 동시대 아티스트들이 느꼈던 사랑을 확인해주고 있다. 이 앨범에 참가한 아티스트들로는 아메리칸 뮤직 클럽, 소넨 나이프, 소닉 유스, 크래커, 포 논 블로즈, 쉐릴 크로우 등 당대를 대표했던 그룹과 뮤지션이다. 당시 각각 그룹이 지향하던 음악적 감각과 카펜터스 고유의 리듬과 멜로디가 담겨져 있다. 수록곡은 1973년에 발표된 ‘Top Of The World’와 1970년 발표된 동명 타이틀 곡인 'Close To You', 1975년에 발표된 [Horizon] 앨범에 수록된 ‘Solitaire’, ‘Bless The Beasts And Children’ ‘We've Only Just Begun’, 'Yesterday Once More', 'Let Me Be The One' 등 총 14곡의 카펜터스 찬가가 자리하고 있다.
1969년 [Ticket To The Ride]를 시작으로 1981년 [Made In America]에 이르기까지 카렌 카펜터 살아생전에 남겨놓은 카펜터스의 음악적 유산은 그 값어치를 논할 수가 없다. 8개의 골드 앨범, 10개의 골드 싱글, 1억장 이상의 판매고, 3번의 그래미 수상이라는 화려한 경력은 아직까지 전 세계에서 영롱하게 빛나고 있다.
(본 글은 이하 음원 사이트 벅스에 기고했던 원고임을 밝힙니다.
관련 URL http://music.bugs.co.kr/specialView/artist/22?page=1&sort=new)





덧글
카펜터스 팬이라서요~ 카펜터스 카페도 있는데 괜찮으시면 가입부탁드립니다 자료가 별로 없어서요ㅠㅠ
cafe.naver.com/pleasecarpen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