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함이 묻어나는 절제된 기교, Gus G
음악의 생명력은 꾸준하다. 그 생명력은 새로움을 더하면서 진화해 나온다. 과거 각광을 얻어냈던 음악들은 시간과 상황의 흐름 속에서 변화와 응집을 이루며 진화를 거듭해 나왔다.

Gus G 등장의 배경과 의의
1980년대는 하드락의 헤비메탈에 대한 정의가 이루어진 시기였다. 1970년대 헤비 사운드가 보컬리스트와 그룹을 중심으로 회자되던 것에 비해 1980년대는 기타리스트를 중심으로 씬 자체가 재편되었다.
어느 시대였건 그룹 음악의 꽃은 보컬과 기타에 있다. 물론 그룹이라는 조직 내에서 각 파트의 조화는 당연하겠지만, 1980년대 붐을 이룬 장르 중 멜로디를 우선시하면서 클래식 작법을 도용했던 바로크메틀 등의 새로운 카테고리는 수많은 보컬과 테크니컬 기타리스트를 우선적으로 양산해냈다. 보컬리스트를 제외하고 굳이 이름을 나열하지 않더라도 당시의 화려했던 기타리스트들의 향연은 헤비 사운드의 새로운 영역으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조직된 사운드를 우선시하는 음악과 코어 사운드의 등장과 확장으로 테크닉 위주의 헤비메틀은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되었고, 기타리스트들은 자연스럽게 그룹 안에서 조직을 위한 음악으로 다시금 녹여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십 수 년이 지난 사이 조직 안에서 유독 빛이 나던 기타리스트들은 자연스레 자신들의 솔로 앨범이나 프로젝트를 간간히 진행하며 기타리스트로서의 명성을 이어 나왔다. 오늘 소개하는 거스 지(Gus G)는 이상의 과거와 현재를 대표하는 테크니션으로 바로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타리스트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Gus G의 음악과 흐름
거스 지의 음악은 화려한 테크닉과 불꽃 튀는 속주를 펼치는 등 과거 명기타리스트의 영광을 재현하는 모습이 강하다. 그에 걸맞게 거스 지는 기타 플레이어, 메탈 해머 선정 최고의 기타리스트 선정되었고, 번지에서도 인기 기타리스트 3위에 랭크되었으며,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의 2010년 컴백 작품이었던 [Scream]으로 그래미 어워드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모든 헤비메틀 분야에서 돋보이는 행보를 이어 나왔다.
일각에서는 거스 지의 연주 스타일에 “자신만의 분명한 연주 틀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물론 거스 지가 오지 오스본 밴드 이후 파이어윈드(Firewind) 시절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행보를 보였으며, 1980년대 바로크메틀에 속주의 근거만 변형시킨 음악을 선보여온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그의 연주에는 액티브 픽업 고유의 파워풀한 사운드와 패시브 픽업의 탄력있는 반응이 어우러진 풍성한 음감이 절도있게 표현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거스 지는 1980년 그리스 태생으로 18살의 나이에 버클리 음대에 입학했지만, 몇 주 후 학교를 그만두고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하면서 이론과 실연의 최고수로 통하는 조 스텀프(Joe Stump)에게 가르침을 받은 바 있다. 1998년 거스 지는 자신의 데모를 만들기 위해 조직한 파이어윈드를 결성했지만, 제작된 [Nocturnal Symphony]는 거스 지의 솔로 프로젝트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럼에도 파이어윈드는 1980년대를 풍미했던 기타리스트 데이빗 채스테인(David T. Chastain)의 관심을 끌게 되었고, 2002년 정식 라인업을 이루면서 데뷔 앨범 [Between Heaven And Hell]을 발표하게 되었다.
이후 미스틱 프로퍼시(Mystic Prophecy)와 나이트레이지(Nightrage), 드림 이블(Dream Evil), 아치 에너미(Arch Enemy) 등에서 단촐한 활동을 이어 나왔다. 잦은 이적과 변방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던 거스 지가 주목을 다시 받기 시작한 것은 잭 와일드(Zakk Wylde)의 후임으로 오지 오스본 밴드에 영입되면서였다. 젊은 나이에 자신만의 그룹이 아닌 여러 그룹을 거쳐 나온 그는 일각의 우려 속에서 정립된 시선을 이끌지 못했던 것도 역시 사실이다. 그러나 그가 거쳐 나온 여러 그룹을 통한 다양한 장르에 대한 경험은 금번 그의 첫 번째 솔로 앨범인 [I Am The Fire]에서 분명한 장점과 매력으로 창조되었다.
[I Am The Fire]
이번 앨범의 커버 디자인은 아치 에너미(Arch Enemy)와 드림 에빌(Dream Evil), 카멜롯(Kamelot), 국내 기타리스트 노경환과 램넌츠 오브 더 폴른(Remnants Of The Fallen)의 앨범의 구스타보 사제스(Gustavo Sazes)가 담당했으며, 믹싱 엔지니어는 앤스랙쓰(Anthrax)와 스톤 사워(Stone Sour)와 작업한 바 있는 제이 러스톤(Jay Ruston)이 담당했다. 그리고 앨범의 거의 모든 기타와 베이스, 키보드는 거스 지가 직접 연주했고, 객원 보컬과 몇몇 피처링 뮤지션이 참여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앨범에 참여한 뮤지션은 아래와 같다.
Bass Part.
데이브 엘레프슨(Dave Ellefson. Megadeth)
빌리 시헌(Billy Sheehan. David Lee Roth, Mr. Big)
마티 오브라이너(Marty O'brien. Lita Ford, Tommy Lee)
Drum Part.
제프 프리에들(Jeff Friiedl. Devo, Puscifer)
다니엘 에어란트슨(Daniel Erlandsson, Arch Enemy)
Vocal Part.
메츠 레븐(Mats Leven. Yngwie Malmsteen, Candlemass, Therion)
블레이크 앨리슨(Blake Allison. Devour The Day)
마이클 스타(Michael Starr. Steel Panther)
알렉시아 로드리게즈(Alexia Rodriguez. Eye Set To Kill)
톰 S. 잉글런드(Tom S. Englund. Evergrey)
제이콥 번튼(Jacob Bunton. Adler)
제프 스코트 소토(Jeff Scott Soto. Talisman, Axel Rudi Pell, Yngwie Malmsteen)
거스 지의 첫 번째 솔로 앨범인 본작은 그의 테크닉이 앞선 앨범은 아니다. 여러 파트의 뮤지션들과의 호흡은 그를 몇 단계 앞선 아티스트로 승화시키고도 남을만큼 대중적이고, 아름답다. 그가 과거의 여러 테크니션들과 다른 길을 걸어 왔고, 이번 솔로 앨범 역시 여타 기타리스트들의 솔로 앨범과 다른 틀을 지닌 것은 이를 잘 증명하는 부분이다.
이 한 장의 수려한 앨범을 통해 우리가 거스 지를 다시 한 번 각인한다면, 향후 더욱 성장해서 우리 앞에 나타난 거스 지는 자랑스러움 이상의 아티스트가 되어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