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das Priest
Metal God이 보여줬던 게시(揭示)를 이어 전해지는 또 다른 계시(啓示)
철의 미학을 단계적으로 완성시키고 철의 대지를 그 누구보다 숨 가쁘게 달려온 그룹 주다스 프리스트가 결성 40주년을 자축하며 통산 열일곱 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이번 앨범은 2008년 [Nostradamus] 앨범 이후 6년, 그룹의 오랜 프런트맨이었던 롭 헬포드가 복귀한 이후 3번째 작품이며, 신예 리치 포크너를 맞이해서 나온 첫 앨범이다.
Metal God, 게시(揭示)로 끝날 수 없다.
겁파(劫簸)를 거듭한다고 해도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의 이번 앨범 [Redeemer Of Souls]는 기대했던 것에 상응하는 감동과 매력으로 풍성하게 채워져 있다. 주다스 프리스트와 함께하고 기다려온 그 동안의 모든 순간을 이들이 데뷔했던 40년 전으로 돌리건, 변형된 타이틀 앨범으로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점령하기 시작했던 1979년으로 돌아가건, 그리고 신의 경지에서 잠시 내려와 계보를 쌓은 이후 제자리를 찾았던 2005년으로 되돌아간다고 해도, 주다스 프리스트는 헤비메틀이라는 장르의 연원(淵源)으로 영겁(永劫)의 세월을 지나 오늘에 이르고 있다.
‘헤비메틀의 신(Metal God)’, 주다스 프리스트. 2012년 활동의 종지부를 찍겠다며 내한했던 당시의 공연 이후 2년, 그리고 주다스 프리스트의 수작임과 동시에 문제작으로 회자되었던 [Nostradamus] 이후 6년만에 행해진 이들의 귀환은 헤비메틀 음악을 즐기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2014년 가장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17집 [Redeemer Of Souls]는 지난 7월 8일 미국에서 먼저 발매된 이후, 첫 주에 이미 3만 2천 여 장의 판매를 기록했다. 그리고 등장과 동시에 그룹 최초로 미국 앨범 차트 6위를 기록하며 톱 10 진입에도 성공했다. 이는 발매 첫 주에 4만 2천 장을 판매하며 앨범 차트 11위로 등장했던 [Nostradamus]를 능가하는 기록이며, 미국 앨범 차트에 204위로 첫 등장했던 2집 [Sad Wings Of Destiny] 이후 38년만에 이루어낸 쾌거라 할 수 있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Redeemer Of Souls]는 해외의 많은 음악지와 라디오 DJ 등 평단과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로부터 찬사로 일관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와 달리 국내에서 주다스 프리스트의 신보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전반적인 흐름에 정통한 이들이건 국내에서 특히 인기를 얻었던 [Painkiller]의 재현과 재생을 기대했던 이들이건, 이번 앨범은 ‘13곡의 신곡과 5곡의 보너스 트랙이 담긴 베스트 앨범’이라는 표현에 나름의 공감대를 형성하리라.
Metal God, 게시가 아닌 계시(啓示)를 전하려 돌아왔다.
[Redeemer Of Souls]는 과거 1980년대 정통 헤비메틀의 기조와 이후 다양하게 뼈대를 이루며 전진해 나왔던 주다스 프리스트 음악의 품격과 정교한 테크닉의 조화가 다채로운 각으로 담겨져 있다. 글렙 팁튼(Glenn Tipton)과 함께 케이. 케이 다우닝(K. K. Downing)의 뒤를 이어 새롭게 트윈 시스템을 이룬 리치 포크너(Richie Faulkner)의 조합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선보여졌던 대표적인 톤과 프레이즈를 마법과도 같이 수록곡 곳곳에 흩뿌려 놓았다. 그리고 1989년 가입과 동시에 [Painkiller]의 영광에 큰 틀을 형성해 나오고 있는 드러머 스캇 트래비스(Scott Travis)의 알뜰한 필인과 파워는 세심한 터치로 이번 앨범에서도 중요한 맥을 담당하고 있다. 1989년부터 굳건하게 함께 하고 있는 스캇의 역할은 주다스 프리스트의 음악이 드럼의 안정된 라인 아래에서 변화와 성장, 그리고 진화를 거듭해 왔음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또한 유일하게 주다스 프리스트의 창단 멤버로 남은 이안 힐(Ian Hill)은 크랭크축과 같은 리듬을 피아노 선율처럼 따스하게 연출하고 있으며, 글렌과 리치의 견고한 헤비 사운드 사이를 세세하게 저울질하며 유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롭 헬포드(Rob Halford)의 보컬은 굳이 표현을 더하고 싶지 않다. 단 하나, ‘Halls Of Valhalla’와 ‘Sword Of Damocles’, 디럭스 에디션에 담긴 실질적인 이번 앨범의 엔딩곡 ‘Never Forget’은 그가 보여줬던, 그리고 보여주고 싶은 보컬의 카타르시스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트랙이다.
이번 앨범에 대한 전반적인 음악적 톤을 이야기하기 위해 유독 많은 감상과 분석이 더해진 주다스 프리스트의 과거 앨범들이 있다. 1978년 4집 앨범 [Stained Class]와 1980년 6집 앨범 [British Steel], 그리고 1990년 발표된 12집 앨범 [Painkiller] 등 각 시기를 대표하는 앨범들이 바로 그 작품들이다. 언급된 세 앨범은 주다스 프리스트는 물론 하드록과 헤비메틀의 조류 속에서 명확한 노선과 진보적 기운, 더 나아가서 조화의 전율을 이뤄낸 명반들로 기록되고 또한 기억되고 있다. 이 앨범들을 토대로 주다스 프리스트가 걸어오고, 확장된 지난 과정과 주다스 프리스트의 음악이 함축적으로 담겨진 [Redeemer Of Soul]에 대해 소개를 이어본다.
Metal God, 헤비메틀의 시대를 열다. [Stained Class]
이 앨범은 주다스 프리스트는 물론 헤비메틀 역사에 있어 여러 부분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전반기를 마감하는 의미를 갖는 앨범 [Stained Class]는 스피드와 트윈 기타, 리듬 파트의 조화를 통해 형식적인 측면에서 1980년대 헤비메틀을 예고했고, 무엇보다 상업적 가능성까지 보여줬다. 더해서 헤비메틀 장르에 있어서 드럼 파트가 주요하게 적용되기 시작한 대표적인 앨범이다. 전작 [Sin After Sin] 단 한 장에만 참여했던 명드러머 사이먼 필리스(Simon Phillips)의 후임으로 새롭게 합류한 레스 빙크스(Les Binks)는 딥 퍼플의 베이시스트 로저 글로버(Roger Glover)의 솔로 앨범이자 록 오페라 작품인 [The Butterfly Ball And The Grasshopper's Feast]를 통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드러머이다.
주다스 프리스트는 레스와의 조합을 통해 이전까지 하드록의 향수와 다소 어두운 구조 속에 갇혀 있었던 음악적 관점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헤비 시스템을 가동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이를 분명하게 공표한 앨범이 바로 1978년 발표된 앨범 [Stained Class]이다. 레스의 더블 베이스를 통해 헤비 사운드의 틀로 확실히 정립된 주다스 프리스트를 접할 수 있는 넘버 ‘Exciter’는 펑크와 하드록의 경합으로 헤비 사운드의 틀이 다소 벌어진 간격을 명쾌하게 합일시킨 명곡으로 손꼽힌다. 그리고 글렌 팁튼과 케이. 케이 다우닝이 오랫동안 맞춰온 트윈 기타의 화려함이 각각의 프레이즈 속에서 전체 사운드로 확장되기 시작한 ‘Beyond The Realm Of Death’와 롭 헬포드의 하이 보컬이 돋보이는 스푸키 투쓰(Spooky Tooth)의 1969년 넘버 ‘Better By You. Better Than Me’의 리메이크 역시 두 기타리스트의 협연이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섰음을 가늠하게 했던 곡이다. 또한 이 앨범은 현재까지 주다스 프리스트의 상징성을 갖는 로고가 최초로 선을 보인 작품이기도 하다.
Metal God, 스스로 권좌에 오르며 비상하다. [British Steel]
주다스 프리스트는 존 힌치(John Hinch), 알란 무어(Alan Moore)와 함께 하던 활동 초기 발표된 [Rocka Rolla]와 [Sad Wings Of Destiny] 두 장의 앨범에서 다양한 음악을 담아내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1960년대 후반부터 동시대를 함께 활동해 온 대형 그룹들이 대개 암울함과 서정미를 곁들인 음악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것과 달리 주다스 프리스트는 점진적인 노선을 걸으며 자신들의 음악에 대한 형식과 내용을 채워 나왔다. 사이먼 필립스가 잠시 머물러던 [Sin After Sin] 이후 다양성보다는 단게적 변화를 이루기 시작했던 주다스 프리스트는 1979년 [Killing Machine]의 미국 내에서의 성공을 통해 미완성된 헤비메틀의 정의를 다지겠다는 의지와 노력의 결과물이 정형화된 명반 [British Steel]을 1980년에 발표했다.
레코딩 이전 주다스 프리스트는 트라페즈(Trapeze) 출신의 드러머 데이브 홀랜드(Dave Holland)를 만나면서 음악적 상승을 더할 수 있었다. 그리고 데이브와의 인연은 향후 10년 동안 주다스 프리스트의 수많은 명곡과 최고의 열기를 담아냈던 라이브로 이어졌으며, 주다스 프리스트의 멤버들은 아직도 “데이브와 함께 했던 당시를 최고의 시기였다”고 스스로 이야기하고 있다. [British Steel]은 또한 롭 헬포드가 지닌 철의 보이스가 제대로 노출되고, 평가받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도 돋보이는 앨범이다. 여기에는 블랙 사바쓰(Black Sabbath)의 초기 음반과 스트롭스(Strawbs)의 중기 음반 등에 참여했고, 주다스 프리스트의 1979년 라이브 앨범인 [Unleashed In The East]부터 인연을 맺었던 프로듀서 톰 알롬(Tom Allom)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존재했다. 데이브와 롭의 부각 속에서 글렌 팁튼과 케이. 케이 다우닝의 기타 프레이즈의 맞물림은 모터헤드(Motorhead)와 베놈(Venom)의 그것과는 달리 여러 장르로 확장될 헤비메틀의 형식적 방법론을 선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헤비메틀 역사에 있어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이 앨범은 영국 차트 4위와 미국 차트 34위, 그리고 미국에서 첫 번째 플래티넘을 기록하며 상업적 성공까지 이루어냈다. 참고로 주다스 프리스트가 미국에서 플래티넘을 기록한 앨범은 [Turbo], [Defenders Of The Faith], [Unleashed In The East], [Priest Live] 등 총 5장이다. 수록곡 가운데 영국 차트 12위까지 올랐고 미국 내에서 싱글 앨범이 50만장 이상 판매되었던 ‘Living After Midnight’와 26위까지 올랐던 영국 헤비메틀을 위한 송가 ‘United’, 그리고 스래쉬메틀의 작법이 엿보인 ‘Rapid Fire’는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곡이다. 무엇보다 이 앨범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은 ‘Breaking The Law’로써 인트로의 기타 리프와 보컬의 고른 발성, 그리고 곡조의 깔끔한 양식이 돋보인다. 또한 이 곡은 2005년 [Rising In The East] 라이브 당시 감격의 울음을 터뜨렸던 한 중년 남성의 모습을 통해 ‘메탈신’에 대한 전세계인의 경외를 대신했던 곡으로 칭송받기도 했던 넘버이다. ‘헤비메틀 사운드의 신’이라 지칭되기 시작한 ‘Metal Gods’와 레게풍의 베이스 라인으로 시작되어 헤비 사운드로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The Rage’ 등 앨범 [British Steel]은 주다스 프리스트는 물론 전세계 헤비메틀 필드의 새로운 도약과 상업적 가능성을 보여준 역사적인 작품으로 기록되고 있다.
Metal God, 새로운 헤비메틀을 위한 등신불이 되다. [Painkiller]
역사상 가장 위대한 헤비메틀 앨범이자, 가장 영향력이 큰 앨범으로 손꼽히는 [Painkiller]. 전세계적으로 스래쉬메틀이 정점을 찍었고, 얼터너티브록이 위세를 부리기 시작한 시점이었던 1990년은 전반적으로 수많은 헤비메틀 그룹의 음반과 활동이 드세게 진행되던 시기였다. 그러나 주다스 프리스트는 [Painkiller]에 수록된 전곡을 통해 “어이, 후배들. 지금까지는 좋았어. 그러나 당신들이 다시 또 준비해야할 부분이 있어.”라고 말하는 듯 했다. 1994년 4월 너바나(Nirvana)의 커트 코베인(Kurt Cobain)이 사망한 전후 헤비메틀씬은 갱스터 랩과 보이 그룹, 그리고 여성 팝보컬리스트 등을 통해 좌지우지되기 시작했다. 이를 예상이라도 한 듯 주다스 프리스트는 [Painkiller]를 통해 헤비메틀의 ‘베츠느이 아곤(Eternal Flame)’을 보여줬다. 이들로 시작되었던 1980년대의 헤비메틀의 불꽃은 소위 LA메틀과 스래쉬메틀, 코어 사운드 등 다양한 하위 헤비메틀로 진화되었고, 그 틈바구니 속에서 성장한 그룹들 역시 막강한 헤비씬의 전사로 성장했다. 그럼에도 당시 전체적인 음악계의 흐름은 헤비메틀에 대한 불신이 더해가고 있었고, 헤비메틀 씬의 뮤지션들 역시 많이 변모되어 가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의 전후에 데뷔 17년차 대그룹이 담아냈던 음악은 뮤지션에게 먼저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으며, 수많은 음악 팬들에게 주다스 프리스트를 영접하고 추앙하게 만들 정도로 전율스러웠다.
[Painkiller]의 완성에는 이전까지 7명이 거쳐 갔던 드러머의 자리에 새롭게 가입을 이룬 레이서 X(Racer X) 출신의 스캇 트래비스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 발매 당시 “이 키 큰 서른 살 동자의 경이로운 스피드와 테크닉을 보라”며 감탄했던 이들도 발매 25년이 지난 현재에는 전체 수록곡의 완벽한 내실에 찬사를 아끼지 않을 정도로 스캇의 드러밍은 아직도 넘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대가는 최초부터 대가로 이루어져 현재에 이르지 않는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Painkiller]는 이전 작품인 [Turbo]와 [Ram It Down]을 통해 어느 정도 꺾이는 듯 했던 ‘Metal God’의 위신을다시금 절정에 이르게 한 작품이다. 비록 메틀리카(Metallica)의 '블랙' 앨범과 경합을 벌이다 그래미 어워드의 ‘베스트 헤비메틀’ 부문에서 수상을 놓쳤지만, '페인킬러‘의 강렬함은 현재에 ’블랙‘을 포함하는 팔색조의 색감으로 회자되고 있을 정도이다.
![]()
Metal God, 40년간 전하고자 했던 게시(揭示)
주다스 프리스트의 신보 [Redeemer Of Souls]는 이상에서 살펴본 각 시기를 대표하는 앨범과 그 변화 속에 담겨진 의미가 밀도 높게 녹아내려있다. 다시 한 번 세 장의 앨범을 통해 이번 앨범이 갖는 깊이있는 의미를 요약해보자면, 주다스 프리스트는
1. 1970년대 초중반 활약했던 대개의 그룹들이 일률적인 록과 서정적 감성의 조화를 이루려 노력했던 것과 달리 몇 차례의 조율과 자성 속에서 자신들의 노선을 끊임없이 다듬어 나왔다.
2. 시기적인 면과 형식적인 틀에서 하드록과 헤비메틀의 경계선이 이루어졌던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반에 가장 정석적이면서도 확장력을 갖는 헤비메틀의 기조를 완성해 냈다.
3. 펑크와 하드록의 적대적인 흐름 속에서 NWOBHM의 상징성을 바탕으로 헤비메틀의 존재 가치를 높였다.
4. 팝과 블루스, 레게, 프로그레시브 등 다양한 음악의 조합 속에서 상업적 가치를 갖는 헤비메틀의 기운을 이끌어냈고 스스로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
Metal God이 40년 이후에 새롭게 전하는 계시(啓示)
정규작이 베스트 앨범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다. [Redeemer Of Souls]
그 어느 그룹도, 그리고 뮤지션 집단도 이루지 못했던 주다스 프리스트의 음악이 매 수록곡마다 강렬하게 숨쉬고 있는 [Redeemer Of Souls]는 총 러닝타임 62분, 디럭스 에디션 음반의 5곡을 포함하면 83분에 이르는 대작이다. 이번 앨범의 자켓은 마릴리언(Marillion)과 연계 뮤지션인 피쉬(Fish)의 앨범을 전문으로 디자인했던 마크 윌킨슨(Mark Wilkinson)이 담당했다. 마크는 이미 1988년 주다스 프리스트의 11집 [Ram It Down] 앨범부터 [Painkiller], [Jugulator], 그리고 최근작인 [Nostradamus]를 이어 이번 앨범의 자켓 디자인까지 담당했다. 그 어느 주다스 프리스트의 앨범보다 돋보이는 [Redeemer Of Souls]의 자켓 디자인은 피쉬의 1990년 작품인 [Vigil In A Wilderness Of Mirrors], 2013년 [A Feast Of Consequences] 앨범과 흡사한 이미지를 띄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또한 전체적인 톤은 [Nostradamus]의 연장선이라 할 만큼 선과 색감이 두텁고 입체적이다. 이는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동일한 구도를 지니고 있다.
새롭게 가입한 리치 포크너는 영국 그룹 부두 식스(Voodoo Six)와 아이언 매이든(Iron Maiden)의 베이시스트 스티브 해리스(Steve Harris)의 딸 로렌 해리스(Lauren Harris)의 밴드에서 활동한 바 있으며, 영화 <반지의 제왕>의 사루만 역으로 잘 알려진 배우 크리스토퍼 리(Christopher Lee)가 아흔 하나의 나이에 발표한 두 번째 헤비메틀 앨범 [Charlemagne: The Omens Of Death] 등에 참여했던 테크니션이다. 주다스 프리스트와의 인연은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10>에서 4위에 머문 제임스 더빈(James Durbin)과 함께 ‘Living After Midnight’, ‘Breaking The Law’를 연주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리치 포크너의 지난 밴드 생활과 참여 앨범에서의 역할을 살펴봤을 때 리치 포크너는 가능성이 매우 큰 뮤지션이다. 만약에 ‘Ozz 사랑’ 랜디 로즈(Randy Roads)가 주다스 프리스트에 가입했다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리치 포크너의 연주 스타일과 스케일은 흡사 랜디 로즈를 연상시킨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이번 앨범이 지닌 가장 큰 특징은 기타 솔로 파트가 풍성하다는 점이다. 이는 서른 살의 스캇 트래비스의 영입을 통해 [Painkiller]라는 걸작이 나올 수 있었던 것과 비견될 만큼 주다스 프리스트가 리치 포크너의 합류를 통해 이번 앨범은 물론 향후에도 적지 않은 음악적 반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엔진이라 할 만한 글렌 팁튼은 앨범 발매 이전에 행한 한 인터뷰에서 “이번 신보는 우리의 팬들을 위한 헌정의 의미를 갖는 앨범이다”는 의미있는 발언을 남겼다. 시작과 과거, 그리고 현재에 준한 미래를 담는 주다스 프리스트의 이번 앨범은 정규 앨범임에도 베스트 앨범 이상의 내용물과 가치를 지니고 있다.

전체적으로 블루지한 라인과 트윈 기타의 정교한 리프, 드럼의 파워와 이 모든 걸 뒷받침하며 울리는 베이스, 그리고 저음부터 중고음으로 다양하게 뻗어 나오는 보컬의 카리스마가 압권이다. 이펙트를 활용한 천둥소리를 이어 자신들이 주도했던 고전 헤비메틀의 패턴으로 시작되는 ‘Dragonaut’부터 이번 앨범은 서서히 고조된다. 앨범의 타이틀 ‘Redeemer Of Souls’ 역시 쉽게 청감을 놓을 수 없는 매력이 함께 하는 곡으로 전반적인 곡조가 인상적이다. 두 곡이 이번 앨범을 위한 숨고르기였다면, 유럽의 신화를 소재로 하는 ‘Halls Of Valhalla’는 [Painkiller]의 영광을 재현하는 듯 수려하다. 무엇보다 스캇 트래비스의 에너지 넘치는 드럼 라인과 후반부에 연동되는 주다스 프리스트 고유의 트윈 기타의 맞물린 프레이즈 전개는 롭의 화려한 보컬과 함께 이번 앨범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넘버로 손꼽힌다. 이는 ‘Night Crawler’를 연상시키는 ‘Secrets Of The Dead’와 ‘One Shot At Glory’의 진화된 비트를 접하는 듯 반가운 ‘Down In Flames’, 그리고 ‘Between The Hammer & The Anvil’의 감성이 배인 ‘Tears Of Blood’ 등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롭의 화려한 창법이 고르게 흐르는 ‘Sword Of Damocles’의 전율은 여전히 굳건한 주다스 프리스트의 음악에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감각적인 미드 템포의 진행이 인상적인 ‘March Of The Damned’와 ‘Metalizer’는 전성기 시절 주다스 프리스트의 잔향이 묻어나는 곡. 과거 케이. 케이 다우닝과 글렌 팁튼 체제에서 자주 선보였던 싱코페이션 리프가 흥겹게 흐르는 ‘Batlle Cry’는 리치 포크너를 맞이해서 진화된 패턴으로 자리하고 있다. 저음에서도 빛이 나는 롭의 도입부 가창이 우수하게 번지는 ‘Hell & Back’은 이언 힐의 베이스 연주가 눈에 띄는 변칙적인 넘버이다. 그리고 ‘Bloodstone’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Cold Blooded’와 ‘Crossfire’는 [Screaming For Vengeance]와 [Defenders Of The Faith] 앨범으로 대표되는 중기 주다스 프리스트의 향수가 번지는 곡이다. 그리고 이번 앨범에서 놓쳐서는 안 될 두 곡의 발라드가 있다. ‘Beginning Of The End’와 ‘Never Forget’이 바로 그 곡이다. 이 두 트랙은 시작되고 끝을 향해 다시 또 달리는 'Metal God’, 주다스 프리스트와 함께 결코 잊지 못 할 명곡임에 분명하다.
통권 3호의 표지를 장식했던 테스타멘트(Testament)의 [Dark Roots Of Earth] 앨범 이후 최고의 찬사를 보내고 싶은 앨범이 이 글을 통해 소개한 주다스 프리스트의 통산 17집 [Redeemer Of Souls]이다. 간만에 토로한 절대 그룹에 대한 찬사는 여기까지이다. 이제 여러분이 직접 경험하고 누려 보시기를 바란다.
본 글은 월간 파라노이드 통권 21호에 실린 기사임을 밝힙니다.
http://paranoidzine.com/420




